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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자 마 당
2004년 11월 17일 수요일
제12015호
인생의 메시지

이 아니라 그것을 포기하는 자기 자신에 의
해 차단되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를 먹는다
강함을 인정받을 수 있고 군대에 갔다 온 사
괴리, 아집의 굴레, 각자의 한계를 벗어나 새
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꿈과 이상
영어 형용사의 남용
람이 사회에서도 원만한 대인 관계와 더불
로운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을 잃어버렸을 때 늙게 된다고 흔히 말한다.
어 맡은 일에 책임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열
뿐만 아니라 젊음의 한때에 겪는 군 생활
정신이 냉소하는 눈에 파묻히고 희망과 용
심히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
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숨가쁘게 변해 가는
기·열정을 잃어버린 사람은 비록 나이가
최근 들어 세계화·국제화 추세로 일상 언어생활에 외래어나 외국어가
되고 있다. 물론 극히 개인주의적이고 다양
인생이라는 고달픈 항해에서 살아남을 수
20대라 할지라도 이미 늙은이와 다름없고 항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세계화·국제화 추세로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하
성과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 성장
있는 지혜를 가르치고 인내심을 길러 주는
상 희망과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는 80세
게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외래어나 외국어 사용은 불
조 석
대령
해 온 젊은이들에게 군대란 따분하고 재미
인생 교육의 장으로 건전한 젊은이라면 누
라 할지라도 영원한 젊음을 소유할 수 있게
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육군승진오성포병 부대장〉
된다는 것을 명심해 우리 장병들이, 나의 아
즉,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사물이나 개
“자랑스러운 과거가 있는 사람 만이
들들이 밝은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내디딜 수
념을 가리키는 말은 외국어이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말로 바꿔 쓰지 않는
“꼭 가고 싶습니다.” 눈이 나쁘지만 현역
있는 꿈과 이상을 군대에서 마음껏 펼치기를
한 외국어에서 그대로 빌려다 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것은 대개
신념에 찬 미래를 가질 권리가 있다”
으로 입대하고 싶다는 젊은이의 패기가 이
바란다. 그 꿈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
사물이나 개념을 가리키는
한마디에 담겨 있다. 모 음료 제품의 TV 광
으며 나는 지휘관으로서, 자식을 키우는 아
명사에 국한된다.
고는 최근 병역 비리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
없는 곳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상명하복의
구나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버지로서, 그 무한한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영
를 일으키고 있는 이들을 더욱 부끄럽게 만
계급 문화, 집단성, 획일성, 규율과 절제된 생
몇몇 젊은이는 자신의 꿈과 미래를 생각
도록 선두에 서서 함께 나아갈 것이다.
어의 형용사까지도 그대로
들고 있다.
활이 젊은이들에게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해 볼 때 군 복무 기간을 허송세월로 여기는
자랑스러운 과거가 있는 자만이 신념에
가져다 쓰는 일이 잦아지
우리는 정치·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고통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슨 꿈을 품거나 어떤
찬 미래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고 있다. 형용사는 사물의
사람들이나 그 아들들이 병역을 기피해 사
나 오늘날의 군대는 규율과 절제, 고착된 인
미래를 그린다 할지라도 이는 혼자만의 세
번 강조하며 우리 젊은이들이 오늘보다 내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회적 비난으로 그동안 쌓아 온 명성을 하루
식만이 존재하는 메마르고 척박한 곳은 아니
상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더불
일을 위해 부딪혀 오는 시련과 역경에 과감
단어의 부류로서 어느 언
아침에 잃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다. 나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서로를 이해함
어 사람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것을 잊
히 자신을 던져 가면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어에서나 기본 어휘에 속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군대에 갔다 와야
은 물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라는 사
어서는 안 된다.
극복해 나가는 훌륭한 대한의 남아로 거듭
한다. 따라서 사물이나 개
만 대한민국의 남아로서 정신적·육체적 건
회적 자아에 눈뜰 수 있으며 생활과 의식의
꿈과 이상은 군 복무로 인해 단절되는 것
나기를 바란다.
념을 가리키는 명사와 달
리 외국어에서 빌려다 쓰
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제2회 국방일보 전우마라톤대회. 영내 병사들은 대회
“311대대 파이팅!” 힘찬 구호와 함께 경기에 들어섰
외국어 중시 우리말 경시 사고는 잘못 된 것
가 열리기 두 달 전부터 일과 후에 연습해 왔기에 모두
다. 경기에 들어서기 전에 호흡법·스트레칭 등 기본적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인 교육을 복습한 후 떨리는 마음을 뒤로하고 총소리
무 열 대
우리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우승을 목표로 체력과
에 맞춰 우리는 출발했다. 연습한 대로 서로 페이스를
이런 영어 형용사에는 ‘컬러풀(colorful)하다’ ‘스마트(smart)하다’ ‘와일
심폐 지구력을 기본으로 훈련해 온 것이 아니라 자기
조절하며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힘차게 뛰었다. 벌써
드(wild)하다’ ‘로맨틱(romantic)하다’ ‘타이트(tight)하다’ ‘다이내믹
자신과의 싸움, 서로 격려하며 힘을 얻어 완주하는 법,
수백 명이 우리 앞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뛰면
석 기 태
(dynamic)하다’ 따위처럼 오래 전부터 쓰인 말이 더러 있기는 하나 ‘슬림
대령
〈육군2군사령부〉
그리고 ‘군대에서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서로
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회에 참가하기
(slim)하다’ ‘프레시(fresh)하다’ ‘엑설런트(excellent)하다’ ‘모던(modern)하
간의 약속을 토대로 완주를 목표로 연습해 온 것이다.
까지의 즐거운 추억을 이미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 ‘미니멀(minimal)하다’ ‘샤프(sharp)하다’ ‘쿨(cool)하다’ ‘터프(tough)하
연습하면서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았고 서로에 대한
결국 우리 여섯 명은 힘든 레이스 끝에 자기 자신과
쌍봉의 높은 깃발 대군의 자랑이요
다’ ‘트렌디(trendy)하다’ ‘글래머러스(glamorous)하다’ ‘글로벌(global)하
전우애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두 달이 너무나 소중하
의 싸움에서 모두 승리했다. 완주 메달을 걸고 서로 격
무열대 더운 열기 통일의 염원이라
다’ 따위처럼 최근 들어 쓰인 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팔공산 품은 정기 무열인이 이어받아
영어 형용사는 특별한 제약 없이 우리말에 들여와 폭넓고도 빈번하게
우정의 스포츠 마라톤
전우애 다져 가며 국가에 충성하는
쓰이고 있는 것이다. 대개 영어 형용사에 ‘-하다’를 덧붙이기만 하면 우리
반세기 이 전통은 무열인의 자랑일세
말로 둔갑해 버린다.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smart)’를 들어 보면 이 말은 “몸가짐이 단정하
조 재 상
병장
〈공군30방공관제단〉
고모령 고갯길에 산새도 반겨 주고
고 맵시가 있다”라는 뜻의 ‘스마트(smart)하다’뿐만 아니라 ‘스마트카드
봄이면 이 꽃 저 꽃 그래도 무궁화요
(smart card)’ ‘스마트 폭탄(smart爆彈)’ ‘스마트 빌딩(smart building)’ 따위
고 값진 시간이었다. 비록 일등을 못하더라도, 비록 완
려하기에 바빴다. 정말 뿌듯하고 기쁜 순간이었다.
백두대간 뻗은 정기 무열인이 이어받아
에서처럼 단어나 구의 일부로도 그대로 들여와 쓰이고 있다.
주를 못하더라도 후회 없는 그런 시간들을 우리는 이
마라톤은 대회 참가 자체보다 준비하면서 많은 것
전우애 다져 가며 충성으로 굳게 뭉쳐
얼마 전부터는 ‘스마트 머니(smart money)’ ‘스마트유리(smart琉璃)’ ‘스
미 가지고 있기에 사기가 충전해 있었는지 모른다.
을 느끼게 해 주는 스포츠인 것 같다. 각자는 서로 다
한반도 평화 통일 무열인이 선봉되세
마트폰(smart phone)’ ‘스마트 소비(smart消費)’ 따위와 같은 말도 널리 쓰
우리는 훈련하면서 힘들더라도 마주 보며 힘을 얻
른 의미로 준비해 왔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기를
이고 있다.
는 법을 배웠고 약간이나마 자기만의 달리는 방법을
비롯한 선후배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 도우면 무
초기에는 ‘스마트(smart)’가 포함된 영어의 단어나 구를 우리말에 들여
터득할 수 있었던 듯하다. 뿐만 아니라 산소가 부족한
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준 소중하고 뜻
와 쓰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스마트(smart)’를 받아들여 썼다. 그러나 요
높은 지대에서 훈련해 평지의 웬만한 거리는 이제 가
깊은 경험이었다.
즘에는 ‘스마트 소비(smart消費)’ ‘스마트 라이프(smart life)’ 따위처럼 영
볍게 뛸 수 있게 됐다.
사회에 나가서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
어를 이용해 우리 식대로 만들어 쓴 말에서도 ‘스마트(smart)’를 적잖이 발
10월24일 대회 당일. 잠실 주경기장은 참가 선수들
겠지만 대회 참가나 완주에만 의의를 두지 않고 동료
견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스마트(smart)’를 이용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로 가득 차 있었다. 엄청난 대회 규모와 마라톤 전문
들과 함께 끈끈한 우정을 키워 나가는 과정에 의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어 형용사 ‘스마트(smart)’에 국한되는 것이 아
선수들만 가득 찬 분위기에 약간 주춤했으나 서로의
둘 것이다. 마라톤이야말로 정말 어느 스포츠 못지않
니라 다른 영어 형용사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광범위한 현상이다.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힘을 얻었다.
은 최고의 우정의 스포츠다.
이런 현상은 분명 도를 넘어선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 밑
바닥에는 외국어를 중시하고 우리말을 경시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사고
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우리말은 외국어에 비해
독자마당
은 독자들과 함께 꾸미는 공간입니다. 기고하실 분은 사연이나 문예작품을 200자 원고지 5매 안팎 분량에 담
경시받을 정도로 뒤떨어지는 언어가 결코 아니다.
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분들께는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박 용 찬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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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140-833)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2가 산 2번지 국방일보 편집실 스포츠 문화팀
뒤집힐 복
물 수
어려울·근심 난
거둘 수
cover
water
difficult
gather
단어(字音+字音=單語)
覆 : 덮을 아(
시 돌려서 아래를 덮는다는 데서 ‘뒤집히다’의 뜻이 됨.
水 : 물이 쉴새없이 흐르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로 내(川)보다 작은 물줄
기를 뜻하며 이들이 모여서 내를 이룬다는 뜻.
難 : 황금색의 날개를 가진 새로 좋은 먹이가 아니면 먹지 않는 습성으로 인해
일찍 죽는 것을 나타냈다. 이런 자형에서 ‘어렵다’의 뜻이 나왔다.
收 : 죄인을 쳐서 끈으로 묶어 데려오는 것을 나타냈다. 이런 자형에서 ‘잡
다’의 뜻이 나왔다. 후에 전성돼 이삭의 낟알을 두들겨 곡식을 ‘거두다’
의 뜻으로 쓰인다.
훈음달기(源子+分字=漢字)
覆面(복면) :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얼굴의 일부 또는 전부를 헝겊 따위로
가림. 또는 가리는 데 쓰이는 물건.
飜覆(번복) : ①이리저리 뒤집힘 ②이리저리 뒤쳐 고침.
水泳(수영) : 물에서 팔다리를 놀려 떠다니는 짓. 물에서 헤는 짓. 헤엄.
難解(난해) : 이해(해결)하기 어렵다.
收入(수입) : 개인이나 기업·국가 등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벌어들이거나
거둬들이는 일, 또는 그 돈이나 물건.
覆水難收(복수난수) :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로, 한 번 저지른 일
은 어찌할 수 없다는, 또는 다시 중지할 수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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